폐는 모든 장기의 위에 있기 때문에 덮개라고 하며 폐에는 두 개의 줄기가 있는데 하나는 심장과 연결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위로 올라가 후두 속에서 심장으로부터 나온 줄기와 연결된다.
외관으로 알 수 있는 폐의 상태
살결이 부드럽고 얼굴이 하얀빛의 사람은 폐가 작고, 살갗이 거친 사람은 크다. 가슴이 나오고 어깨가 넓고 목구멍이 쏙 들어간 사람은 폐가 정상 위치보다 높이 있고, 겨드랑이가 맞붙어 있고 갈비뼈가 벌어진 사람은 아래로 처져 있다. 어깨와 등이 두터운 사람은 폐가 튼튼하고 어깨와 등이 얇은 사람은 약하다. 폐가 작으면 적게 마셔서 천갈병이 생기지 않으며, 폐가 크면 많이 마셔서 가슴이 갑갑한 병이 생기고, 목구멍에 종기가 나거나 목구멍이 좁게 되기도 하고 막히기도 하는 병이 생기고, 욕지기 등이 잘 생긴다.
폐가 정상 위치보다 높이 있으면 기가 치밀어 올라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쉬고 기침을 한다. 폐가 아래로 처져 있으면 기가 폐를 누르므로 옆구리 아래가 늘 아프다. 폐가 튼튼하면 기침이나 기운이 치미는 병이 생기지 않고, 폐가 약하면 황달이나 소갈이 잘 생긴다. 폐의 모양이 바르면 기가 잘 돌기 때문에 폐가 잘 상하지 않는다. 폐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한쪽 가슴이 아프다.
폐가 상한 증상
몸이 찰 때 찬 것을 마시면 폐가 상하는데, 폐가 상한 사람이 과로하면 기침이 나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온다. 이때 맥이 가늘고 촘촘하며 빨리 뛰면 피를 토하는데 이는 몹시 화를 내어 폐가 상하고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폐병의 증상
폐에 사기가 있으면 피부가 아프고 추위는 싫어하면서 열이 나며 기가 위로 치밀어 올라 땀이 나고 숨이 차며 기침할 때 등과 어깨를 들썩인다. 또한 폐에 열이 오르면 얼굴색이 하얗게 되고 머리털이 부스러진다.
폐병의 허증과 실증
폐기가 허약하면 숨결이 약해지고 코로 숨쉬기 힘들며, 실하면 숨이 차서 헐떡이며 가슴에 손을 대고 고개를 젖히면서 숨을 쉰다.
폐병의 가벼워짐과 무거워짐
폐병은 겨울이 되면 낫는데 만약 겨울에 낫지 않으면 여름에 심해진다. 그리고 여름에 낫지 않으면 늦여름에 그대로 지내다가 가을에 가서 완전히 낫는다. 하루 중에는 해질 무렵에 조금 나아지고 한낮에는 심해지며 밤중에는 안정된다.
폐의 기운이 끊어진 증후
폐와 관련된 경맥인 수태음의 기가 끊어지면 피부와 터럭이 마른다. 원래 태음은 기를 돌게 하여 피모를 따뜻하게 하는데, 기가 잘 돌지 못하면 피부와 털이 마르고 피부와 털이 마르면 진액이 없어지고 뼈마디와 피부가 상한다. 또 뼈마디와 피부가 상하면 손발톱이 마르고 털이 바스러진다. 폐기가 끊어지면 입을 벌리고 숨을 내쉬기만 하고 들이마시지 못하며, 땀이 나서 머리털이 축축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삼 일 만에 사망한다. 폐기가 끊어지려는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인삼을 먹어 폐의 양기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폐병의 치료법
폐는 기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괴로워하므로 이럴 때에는 빨리 쓴것을 먹어 치밀어 오른 기를 내려가게 해야 한다. 또 폐는 추슬러지기[收]를 요구하므로 빨리 신것을 먹어서 추슬러주어야 한다. 이는 신것은 보(補)하고 매운것은 내보내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폐병에 걸리면 찬 음식을 먹거나 옷을 차게 입지 말아야 한다.
폐를 튼튼하게 만드는 양생법
폐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음력 칠월, 팔월, 구월 초하룻날과 보름날 해가 뜰 무렵에 서쪽으로 향하고 앉아 천고를 일곱 번 튕기고 침을 세 번 삼킨 다음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런 다음 서쪽의 맑은 기운이 입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이를 일곱 번 삼키고 칠십 번 숨을 쉴 시간 동안 숨을 참는다. 또한 단정히 앉아서 양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웅크리고 등을 구부린 다음 위를 향하여 다섯 번 들면 폐에 들어왔던 풍사와 쌓인 피로가 없어진다. 또한 주먹으로 등뼈의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세 번에서 다섯 번씩 치면 가슴 사이에 있던 풍독이 없어진다. 그런 다음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한참 있다가 침을 삼키고 세 번 이를 마주치고 그만둔다.
폐를 튼튼히 하는 약
정력자(꽃다지씨), 귤피(귤껍질), 우유(소젖), 계자백(달걀 흰자위) 운모, 인삼, 상백피(뽕나무 뿌리껍질), 지각, 천문동, 맥문동, 오미자, 사삼(더덕), 황금(속서근풀), 자원(개미취), 폐모, 길경(도라지), 마두령(쥐방울), 호도, 오매, 행인(살구씨), 도(복승아), 서미(기장쌀), 등 모두 22가지이다.
폐에 24개의 구멍이 있다고 본 것은 특이하다.
이는 폐가 오장육부를 덮어주는 덮개로서 하늘의 이십사절기에 대응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가 호흡을 담당한다는 점에서는 동·서양의 의학이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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