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의 증상과 치료

신장은 두 개의 강낭콩처럼 생겼고, 등에 서로 마주 보고 붙어 있다. 겉은 기름덩이로 덮여 있고 검다. 두 개의 줄기가 두 신장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고 위로는 심장과 하나로 통한다. 신장은 다른 장부와 달리 두 개지만 두 개가 모두 신장은 아니고, 왼쪽만이 신장이라 하고 오른쪽은 명문이라 한다.

 

외관으로 알 수 있는 신장의 상태

신장은 듣기를 관장하므로 청력이 좋은지 나쁜지 신장의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살갗이 부드럽고 얼굴빛이 검으면 신장이 작고, 살갗이 거칠면 신장이 크다. 귀가 높이 올라가 있으면 신장도 정상 위치보다 높이 있고, 귀 뒤가 움푹하면 신장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로 처져 있다. 귀가 튼튼하면 신장도 튼튼하고 귀가 얇고 튼튼하지 못하면 신장도 허약하다. 귀가 정상 위치에 있으면 신장이 똑바르고, 한쪽 귀가 치우쳐 있으면 한쪽 신장도 치우쳐 있다. 신장이 작으면 장들이 편안하고 잘 상하지 않는다. 신장이 크면 허리가 잘 아프고 사기에 쉽게 상한다. 또 신장이 정상 위치보다 위쪽에 있으면 등이 아파 잘 펴거나 구부리지 못하고, 신장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쪽에 있으면 허리와 꽁무니가 아프다. 신장이 든든하면 허리와 등이 아프지 않고, 약하면 황달이나 소갈이 잘 생긴다. 신장이 똑바르면 기가 고루 잘 돌기 때문에 잘 상하지 않는다. 신장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허리와 엉덩이가 몹시 아프다.

 

신장이 상한 증상

무거운 것을 들거나 지나친 성생활을 하고, 땀이 났을 때 찬물에 목욕하면 신장이 상한다. 또한 축축한 땅에 오래 앉아 있거나 물속에 오래 있어도 신장이 상한다.

 

신장병의 증상

신장에 사기가 있으면 뼈가 아프거나 음비병이 생긴다. 음비병이 생기면 배가 불러 오르고 머리가 아프고 대변 보기가 힘들며 목, 어깨와 등이 아프고 어지럼증이 생긴다. 신장에 열이 있으면 얼굴빛이 어둡고 치아가 마른다.

 

신장병의 허증과 실증

신장이 허약하면 배가 불러오고 정강이가 붓고 숨차고 기침이 나며 몸이 무겁고 잠잘 때 땀이 나며 바람을 싫어한다. 반면에 신장이 든든하면 윗배와 아랫배가 다 아프고 팔다리가 서늘해진다.

 

신장병의 가벼워짐과 무거워짐

신장병은 봄에 낫는데 봄에 낫지 못하면 늦은 여름에 심해진다. 늦은 여름에 낫지 않으면 가을에 그대로 지내다가 겨울에 완전히 낫는다. 신장병은 하루 중에는 한밤중이 좀 낫고, 사계(진시: 오전 7시~오전 9시, 술시: 오후 7시~오후 9시, 축시: 오전 1시~오전 3시, 미시: 오후 1시~오후 3시)에 심해지고 해 질 무렵에 안정된다.

 

신장과 명문의 병은 다 같이 방광으로 옮겨간다.

오줌이 맑고 잘 나가며 맥이 느리고 가라앉는 것은 신장에 찬 기운이 들어갔기 때문이고, 오줌이 붉고 누기 힘들며 맥이 가라앉거나 빠른 경우는 명문에 역기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신장과 명문은 관계되는 경맥이 같으며 여기서 생긴 병이 모두 방광으로 옮겨 이동한다.

 

신장의 기운이 끊어진 증후

신장과 관련된 족소음의 기가 끊어지면 머리털에 윤기가 없어지고 얼굴이 어둡게 되며 뼈가 얇아진다. 신장의 기운이 끊어지면 치아가 갑자기 마르고 얼굴이 어두워지고 땀이 물처럼 흐른다.

 

신장병을 치료하는 법

신장은 마르는 것을 싫어하므로 말랐을 때는 빨리 매운 먹거리를 먹어 적셔 주어야 하며, 땀구멍을 열어서 진액을 나오게 하고 기를 통하게 해야 한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쓴 먹거리를 먹어야 한다. 신장에 병이 있을 때는 뜨거운 것과 불에 태운 것을 먹지 말고 옷을 덥게 입지 말아야 한다.

 

신장을 든든히 하는 양생법

신장을 든든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음력 시월, 십일월, 십이월 초하룻날과 보름날 이른 아침에 북쪽으로 향해 편안히 앉아 이를 일곱 번 마주친 뒤 침을 세 번 삼키고, 북방의 검은 기운을 다섯 번 들이마신 다음 육십 번 숨 쉴 시간 동안 숨을 참는다. 또한 단정히 똑바로 앉아서 양손을 위로 들었다가 좌우 귀를 지나 옆구리로 끌어내리기를 세 번에서 다섯 번 한 다음, 손을 가슴에 대었다가 좌우로 튕기고 몸을 느슨하게 하기를 세 번에서 다섯 번 한다. 다음 앞뒤와 좌우로 각각 십여 번 뛰면 반드시 허리와 신장, 방광 사이에 있던 풍사(바람의 사기)와 적취(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가 없어진다. 또한 밤에 자기 전에 잠자리에 앉아 다리를 펴고 옷을 풀어 헤친 후 숨을 쉬지 않고 혀를 입천장에 올려붙이고 위로 보면서 항문을 오므리고 손으로 양쪽 신수혈 부위를 각각 일백이십 회 문지른다. 많이 문지를수록 좋은데 이렇게 한 다음에는 치아를 마주치고 눕는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약

율(밤), 흑두(검정콩), 침향, 산수유, 모려(굴조개 껍질), 자석, 양기석, 염(소금), 토사자(새삼씨), 복분자, 파고지(보골지), 육종용, 구음경(개의 음경), 오미자, 숙지황, 지모, 백자인(측백씨), 두충, 녹용, 녹각교, 올눌제(물개의 음경), 우신(소의 신장) 상표초(사마귀알집) 등 모두 23가지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서양 의학처럼 신장이 소변을 만드는 곳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력과 생식 활동을 담당하는 곳으로 본다. 대신 소변은 대장으로 내려간 음식물이 하초에서 걸러져 방광에 모인다고 본다. 즉, 서양 의학에서는 신장이 여과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는 데에 반해, 한의학에서는 하초가 그러한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