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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입과 혀에 생기는 여러 질병

by health_care 2024. 1. 24.

입과 혀는 음식물의 맛을 보는 것과 말하는 것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둘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서 다룬다. 이 두 가지가 모두 맛과 관련된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과 혀를 조종하는 비장과 심장.

입과 혀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미각과 관련이 깊은 기관이다. 음식물이 들어오면 입과 혀의 검열을 거친 다음에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되므로 이들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 기관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입은 비장이 주관하고 혀는 심장이 주관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비장과 심장이 조화되어야 맛을 잘 알게 된다. 또한 입과 혀가 비장과 심장에 관련되기 때문에, 입술과 혀의 병도 당연히 비장과 심장에 관련된다. 심장에 열이 있으면 혀가 터져서 헐고, 비기가 막히면 혀에 눈 같은 백태가 낀다. 비에 풍사가 있으면 입술이 푸들거리고 한사가 있으면 오그라들며, 열이 있으면 말라 터지고 혈이 허하면 화색이 없고 기가 뭉치면 헐면서 붓는다. 그러므로 입과 혀의 증상에 따라 각기 관련 장부인 비장과 심장을 치료하는 것이 입과 혀에 생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원칙이 된다.

 

, 냄새, 설태로 몸의 이상을 알아낸다.

한의학에서는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 등 다섯 가지를 오 미라 하여 매우 중시한다. 모든 음식과 약은 이 다섯 가지 맛으로 분류되며, 다섯 가지 맛은 각기 몸의 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또한 입 안에 감도는 맛 이외에도 입 안에서 나는 냄새와 혀에 낀 설태는 망진의 주요 대상이 된다. , 냄새, 설태 등이 세 가지는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입안에서 나는 다섯 가지 맛을 통해 몸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은 각각의 맛이 오장과 밀접하게 관계되기 때문이다. 신맛은 간이, 쓴맛은 심장이, 단맛은 비장이, 매운맛은 폐가, 짠맛은 신에 대응한다. 이러한 논리는 다음과 같이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적용된다. 간에 열이 있으면 입에 신맛이 감돈다. 간의 기운이 비의 기운을 억눌러도 신맛이 감돈다. 심장에 열이 있으면 입에 쓴맛이 감돌고 한다. 비장에 열이 있으면 입에 단맛이 감돌고 혹은 냄새가 나기도 한다. 폐에 열이 있으면 입에 매운맛이 감돌고, 신에 열이 있으면 입에 짠맛이 감돈다.

 

입의 냄새가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것은 입의 냄새가 위의 열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굳이 오행의 논리를 적용하지 않는다 해도 위의 열이 입으로 올라오면 냄새가 나는 사실로도 이해할 수 있다. 설태는 혀 위에 이끼처럼 생기는 것으로, 사기가 몸 안에 들어갔는지 몸 밖에 머물러 있는지를 나타낸다. 사기가 몸 깊이 들어갈수록 설태는 깔깔해지며, 누런색을 거쳐 검은색으로 변한다. 환자에게서 설태가 보이지 않는다면, 사기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직 밖에 머물러 있음을 뜻한다. 매끈매끈한 설태가 나타났다면 그것은 사기가 속으로 들어간 초기 상태를 나타낸다. 설태가 미끄러운 것은 단전에 열이 있고 가슴속에 찬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깔깔하면서 누런 설태는 사기가 좀 더 깊은 데 있는 것을 나타내는데, 몸 안에 찬 기운이 열로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깔깔한 모습을 띤다. 검은 설태가 나타난다면, 사기가 더욱 깊은 데 있는 것이다. 이때는 매우 위급하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입술과 혀를 먼저 뒤집어 보아라.

비교적 위독한 상황에서는 입술과 혀를 살펴서 죽을 것인지 알아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삶과 죽음을 판단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비장이나 폐의 병을 오래 앓으면 허약해져 입술이 허옇게 된다.

족태음경의 기가 끊어지면 입술이 뒤집어지는데 입술이 뒤집어지면 죽는다. 그것은 입술이 살의 기본이므로 입술이 뒤집어지는 것은 살이 먼저 죽었기 때문이다. 혀가 말려들어 짧아졌을 때 입술이 퍼렇게 되고 음낭이 오그라들면 반드시 죽는다. 그것은 간의 기운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상한열병 때 입이 물고기 입처럼 되면서 다물지 못하고 숨을 내 쉬기만 하고 들이쉬지 못하면 죽는다.

병이 생겼을 때 입을 벌리고 있으면 3일 만에 죽는다. 병이 생겼을 때 입술이 뒤집어지고 인중이 평평해지면 죽는다. 혀뿌리가 짓무르면서 열이 내리지 않는 것은 순조롭지 못한 증상이다.

입술과 입 안이 다 붓고 벌건 것은 열이 몹시 심한 것이고, 입술과 입이 다 퍼렇고 검은 것은 찬 기운에 몹시 심한 것이다.

 

입과 혀에 생기는 여러 질병.

동의보감에서는 입 안에서 생기는 질병들로 입 안이 헤지는 것, 입술이 붓고 허는 것, 입술이 오그라져서 마음대로 입을 벌리지 못 하는 것, 혀가 붓는 것, 혀가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것, 설태가 낀 것, 혓바늘이 돋는 것, 하품하다가 턱이 빠진 것, 저절로 혀와 볼을 깨무는 것, 어린이의 입과 혀의 병 등을 든다.

 

입안이 헤지는 것.

입 안이 해지는 것은 장부에 열이 몰리거나 심열 때문에 일어난다. 이런 경우에는 열을 꺼주는 차가운 약을 쓰면 낫는다. 그러나 허화로 인하여 입 안이 허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차가운 약을 써도 낫지 않는다. 그것은 중초의 기가 부족하여 허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때는 중초를 다스리는 약이나 음을 보하는 약으로 다스려야 한다.

 

입술이 붓고 허는 것.

입술이 붓고 하는 것은 대체로 심장과 비장이 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심화를 꺼주는 황연을 물에 담갔다가 끓여서 마시면 낫는다. 몹시 갈증이 나면 죽엽석고탕을 조금씩 먹는다. 혀가 붓는 것도 심장과 비장에 열이 뭉쳐서 생기므로 비슷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입술이 오그라져서 마음대로 입을 벌리지 못하는 것.

입을 벌리지도 다물지도 못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이것은 괴상한 병이다.

 

중설은 혀 밑에 조그마한 혀 같은 것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그 원인은 심장과 비장에 열이 성한 것이다. 볼 안과 입천장에 나오는 것은 중악이라 하고 잇몸에 나오는 것은 중간이라고 한다. 이것은 모두 침을 놓아 피를 빼면 낫는다.

 

혓바늘이 돋는 것은 열이 몹시 몰렸기 때문이다. 혀가 마르고 깔깔하며 소귀나무 같은 혓바늘이 돋았을 때에는 생강을 두껍게 썰어서 꿀에 발라 혓바닥을 문지르면 혓바늘이 없어진다.

 

턱이 빠졌을 때의 응급 조치.

동의보감에서는 턱이 빠진 경우의 응급조치법을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하품하다가 아래턱이 어긋나서 벌리기만 하고 다물지 못할 때는 술을 많이 마시게 한 다음 취해서 잠든 사이에 조각(주엽나무 가루)을 코에 불어 넣어주어 재채기시키면 곧 저절로 들어간다. 둘째, 하품하다가 턱이 어긋나서 입을 벌리지 못할 때는 다른 사람이 두 손으로 턱을 당겼다가 천천히 밀어 넣으면 다시 들어가는데 반드시 손가락을 빨리 꺼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려서 다칠 우려가 있다. 셋째, 턱이 어긋나서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할 때는 천남성을 가루 내어 생강즙에 개어 붙인 다음 천으로 잘 싸매고 하룻밤 자면 낫는다. 그것은 풍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넷째, 턱이 어긋났을 때는 그 환자를 앉힌 다음 손으로 뺨을 백여 번 비벼주고 입을 벌리게 한다. 그다음 양쪽 엄지손가락을 환자의 이에 대고 나머지 양쪽 손가락으로 아래턱을 잡고 밀어 넣으면 곧 턱이 바로 들어가 맞는다. 다섯째, 하품하다가 입을 벌리지도 못하고 갑자기 이를 악물면서 물도 넘기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빨리 소금물에 절인 매화나무 열매 2알의 살로 위아래의 이를 문질러주면 곧 입이 벌어진다. 그다음 만약 다물지 못하면 다시 소금에 절인 매화나무 열매의 살로 위아래 이를 문질러주되 입을 마음대로 다물었다 벌렸다 할 때까지 하고 그만두어야 한다. 그 사람 다음 곧 풍을 치료하는 약을 써야 한다.

 

입과 혀에 병이 생기면 이들을 주관하는 비장과 심장을 치료하는 것은 한의학에서 흔히 사용되는 치료 원칙이다. 이를 장상학설이라 한다. 장상학설이란 간, 심장, 비장, , 신의 오장을 중심으로 하여 밖으로 이목구비, 전신 등을 구획 지워 연결해 하나의 유기적인 정체로 몸을 보는 것을 말한다.

이 학설에 따르면 입과 혀는 비장과 심장을 중심으로 정체를 구성하고 있다. 동의보감의 독창적인 면은 입과 혀에 감도는 맛으로 인체의 상태를 판단하도록 하고 이를 직접 질병으로 연결해 처방까지 기록한 점이다. 더욱이 위급 상황에 입과 혀를 뒤집어보고 몸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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