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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인후에 생기는 병

by health_care 2024. 1. 25.

우리는 흔히 인과 후를 합쳐 인후라 하는데 인후는 음식물과 숨이 통하는 길로 보는데 의학에서는 이 둘을 엄밀히 구별한다. 한의학에서 그러하며 그 점에서는 동의보감도 마찬가지이다. 후는 통한다는 말이고 인은 삼킨다는 뜻이다. 인은 삼완과 연결되었고, 위와 통해 있어서 음식물을 넘길 수 있다. 후는 오장과 통해 있으면서 폐와 연결되어 있어서 숨을 쉴 수 있다. 숨을 쉬는 곳이 후이고 음식이 들어가는 곳이 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인과 후 말고도 입 안에 있는 두 가지 구조를 더 언급한다. 그 하나가 회염(후두덮개)이며 다른 하나가 혀이다. 회염은 소리가 나오는 문호로 인과 후의 윗부분을 관장하면서 열었다 닫았다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회염이 후를 덮어야 음식물이 식도로 내려가며 그렇지 않으면 기도로 내려가 문제를 일으킨다. 혀가 입천장에 닿을 때 회염은 후두를 열어준다. 이처럼 인, , 회염, 4개의 기관은 서로 연관되어 작용한다. 그러므로 동의보감에서는 한 기관만 없어도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되어 죽는다고 말한다.

 

인후에 생기는 병.

동의보감에서 인후병은 모두 다 화로 인한 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인후병의 차이는 단지 화의 경중에 따라 다를 뿐이다. 화가 적고 경하면 천천히 치료해도 괜찮지만, 심하고 급하면 침을 놓아 피를 빼 빨리 치료한 후 약을 써야 한다. 인후병에는 후비실음, 천행후비, 단유아, 급후비, 현옹수, 쌍유아, 전후풍, 시인, 곡적,매핵기 인후통, 인후창 등이 있다. 동의보감은 인후와 목젖은 몸의 관문이나 요새와 같은 곳이므로 이곳에 생긴 병은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쌍유아·단유아·후비

회염의 양쪽이 부은 것을 쌍유아라 하는데, 이는 치료하기 쉽다. 반면에 회염의 한쪽만 부은 것을 민간에서는 단유아라 하는데, 이는 치료하기 어렵다. 옛 처방에서는 쌍유아와 단유아 두 가지를 후비로 보았다. 이 후비는 몸 안의 상화가 위로 치밀어 생긴 것으로, 목구멍으로 숨이 잘 통하지 못하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뜻한다.

 

급후비란 목구멍에 부스럼이 생긴 것이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기도가 막혀서 숨이 통하지 않아 갑자기 죽게 된다. 갑자기 죽기 때문에 주마후비라고도 한다. 별안간 후가 막혀 코를 고는 소리를 내는 일도 있고,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폐의 기운이 끊어진 상태이다. 급후비는 폐의 기운이 끊어진 상태라 위급하므로 빨리 침을 써서 피를 내거나 토하게 해야 한다. 약을 넘기지 못할 때는 구부러진 참대 대롱으로 약을 목 안에 넣어주면 좋다. 급후비에는 일자산, 해독웅황원, 금쇄시 등을 쓴다.

 

전후풍이란 인후에 열이 몰려서 목의 겉을 돌면서 붓고 혹은 저리기도 하고 가렵기도 하면서 몹시 부어 커지는 병을 말한다. 귀 부근에서 턱 아래까지가 벌겋게 된다. 처음 이틀 동안은 가슴이 당기는 느낌이 들면서 내쉬는 숨이 가쁘다가 갑자기 목구멍이 붓고 아프며 손발이 싸늘해지며 숨이 막혀 통하지 않는다. 이처럼 되면 잠시 사이에 치료할 수 없게 된다. 전후풍에는 해독웅황원, 웅황산 등과 침법, 토하게 하는 법을 쓴다.

 

현용수는 소리가 나는 관문인 목젖이 늘어지면서 붓는 증상이다. 제종풍이라고도 한다. 이런 증상은 장부에 잠복하였던 열기가 인후로 치밀어 오르기 때문에 생긴다. 부은 곳을 침으로 찔러서 터뜨리면 죽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목젖이 부어서 내려 드리웠으면 염반산을 쓰거나, 사상자를 병 속에 넣고 태우면서 그 연기를 빨아들이게 한다.

 

매핵기란 놀람, 두려움, 기쁨, 성냄, 깊은 생각, 근심, 슬픔 등 일곱 가지의 기가 뭉쳐 생긴 담연이 기를 따라 몰려 단단해지고 커지면서 생긴 덩어리가 목구멍을 막는 증상이다. 마치 매화 씨나 헌 솜뭉치 따위가 걸린 것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키려 해도 넘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발작할 때마다 숨이 끊어질 것 같고 치밀어 오르기 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한다. 이런 증상에는 가미사칠탕이나 가미이진탕 등을 쓴다.

 

시인은 음양이 조화되지 못하여 비의 기운과 폐의 기운이 크게 막혀 풍 열의 독기가 잘 퍼져 나가지 못하므로 시충이 발동하여 위로 올라와 후두를 파먹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가렵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면서 마치 벌레가 파먹은 부스럼 증상과 같다.

 

곡적이란 뻣뻣하고 깔깔한 곡식 가시랭이가 든 쌀을 잘못 먹어 목에 걸려서 내려가지 않을 때 풍열이 한데 뭉쳐 혈기와 엉겨서 붓고 쑤시는 것을 말한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 이때 거위 침을 받아먹으면 곧 내려간다. 거위의 침이 곡식을 잘 삭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처방으로는 호박, 송진, 망사, 유향을 혼합한 약을 쓰기도 한다.

 

인후통란 목구멍이 아픈 것은 풍의 사기가 인후 사이에 침범하여 기가 몰려서 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인후통 중 풍조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목구멍이 마르고 늘 털로 찌르는 것 같으면서도 음식을 잘 넘길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럴 때는 형방패독산에 박하, 황금, 반하, 생강, 길경을 넣고 달여 먹는다. 일반적으로 인후통에는 상청원, 가감박하전원 등을 쓴다. 인후통 중 상한 때문에 목구멍이 아픈 때도 있다. 이를 상한인통이라 하는데, 잠복한 사기가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모진 추위로 몸에 한사가 침범하여 잠복해 있다가 십 일이나 한 달이 지나서 병을 일으킨다. 처음에는 목구멍이 아프고 다음에는 설사가 난다. 이때는 감길탕, 길경탕 등을 쓴다.

 

인후창이란 인후의 부스럼으로, 인후가 허는 것은 위완부에 있던 실열이 상초를 찌기 때문에 생긴다. 이때 생긴 부스럼의 끝은 허옇고 뿌리가 붉다. 인후가 헌 데에는 생강같이 매운맛의 약재를 쓰면 안 된다. 병이 더 도지기 때문이다. 인후의 부스럼에는 이격탕, 우방자탕 등을 쓴다.

 

후비실음이란 인후가 헐고 막혀서 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목이 쉰 데에는 통애산 등을 쓰고, 후두가 헐고 막혀서 목이 쉰 되는 자설 등을 쓴다.

 

천행후비란 쉽게 말해 돌림후비증으로 후비증의 증상이 온 마을이 다 비슷한 것을 말한다. 기후 변화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본다. 이때는 맛이 신약을 쓰거나 성질이 찬 약으로 내리는 것을 절대로 금해야 한다. 사기가 속에 몰려서 나가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제소독음자나 오리주둥이같이 생긴 담반 가루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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