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목은 상한병이 들어가는 곳으로 본다. 머리 뒤쪽에 있는 풍부혈이 그곳이다.
북쪽 사람들이 털로 목을 두르는 까닭은?
목 앞쪽 부위를 경이라 하고 목뒤 쪽 부위를 항이라 한다. 목 뒤편에는 모든 태양경에 속하는 풍부혈이 있다. 이 혈 자리는 모든 양경맥의 기를 주관한다. 상한병은 목으로부터 들어가므로 목뒤의 풍부혈을 보호하는 것이 주요하다. 북쪽에 사는 사람이 털로 목을 싸고 남쪽에 사는 사람도 허약할 때는 비단으로 목을 두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또 몸이 허약한 사람은 상한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목 뒷부분을 늘 보호하는 것이 좋다.
목이 뻣뻣해지거나 축 늘어졌을 때는?
목에 생기는 이상 증상으로는 목이 빳빳해지는 것과 목에 힘이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목은 왜 빳빳해질까? 그것은 목에 흐르는 태양경이 풍의 습기를 받아 일어나는 현상으로 목이 뻣뻣해졌을 때 필요한 처방은 무엇인가? 목 위쪽으로 뻗친 신의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려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초부산의 체험 사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어떤 사람이 목덜미의 힘줄 아픈 것이 어깻죽지 쪽으로 뻗쳐서 목을 돌리지 못했다. 풍증을 치료하는 여러 가지 약을 썼으나 소용이 없었다. 문득 신의 기운이 치밀어서 등이 뻣뻣할 때 초부산을 쓰라는 말이 떠올랐다. 대체로 신의 기운은 허리로부터 등골을 끼고 올라가서 조계혈에 가서 이환궁으로 들어간다. 기를 운영하는 데 정통하지 못한 사람은 이런 일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조피 열매를 써서 신장의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병이 곧 낫는다.
목에 힘이 없는 것은 목을 세우는 천주골이 비뚤어졌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오랫동안 소아 허로증(못 먹어 배가 불룩한 증상과 유사함)에 걸려서 몸이 쇠약하고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될 때나 여러 가지 병을 앓은 다음에도 천주골이 비뚤어져 목에 힘이 없다. 이처럼 목에 힘이 없을 때는 동의보감에서는 건골산, 생근산, 오가피산, 천주원 등의 약을 써서 목의 힘을 회복하기를 권한다.
서양의학에서 목 자체의 질병으로 문제시하는 것은 목 디스크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목의 내부, 즉 인두, 후두, 식도 등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처럼 상한병과 관련하여 목을 중요시하는 개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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