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아프게 하는 것들
동의보감은 정신적인 원인이 아닌 가슴 병으로는 식적으로 생긴 위완통, 담음으로 생긴 위완통, 어혈로 생긴 위완통 등을 든다. 원인은 다르지만, 증상은 정신적인 원인으로 생긴 것과 마찬가지로 가슴이 아프다.
식적으로 생긴 위완통은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 적체가 생겨 위가 아픈 것이다.
담음으로 생긴 위완통은 위 속에 흘러 다니는 붉은 가래가 끼어서 아프고 배가 끓으면서 손발이 차고 아픈 것으로 허리, 무릎, 등, 옆구리, 등이 땅기면서 아프기도 하다.
어혈로 생긴 위완통은 명치끝이 아프고 맥이 삽하다. 이것은 늘 더운 것을 먹어 죽은 피가 위 속에 머물러 있어서 생긴다. 죽은 피를 몰아내는 약을 먹어야 한다.
비
비는 막힌다는 뜻이다. 주역에서 하늘과 땅 기운이 서로 통하지 못하면 막히니, 속은 부드럽고 겉은 강해서 만물이 통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한 의미와 같다. 한증, 열증으로 나뉘며, 허실의 구분이 있다.
목이 마르지 않으면서 맥이 느리면 한비이고, 목이 마르면서 맥이 빠르면 열비이다. 또한 대변이 막히면 실비명이고, 설사하면 허비이다. 대체로 비증은 토하게 하거나 설사시키면 치료된다. 체질이 튼튼하면 지실, 황련, 청피, 지각 등을 써야 하고, 체질이 약하면 백출, 산사, 신곡, 맥아, 진피를 쓴다.
결흉
결흉은 명치끝이 조이면서 아프고 답답하여 물도 마시지 못하고 몸을 뒤로 젖힐 수는 있으나 앞으로 구부리지 못하며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상한병이 양에 생겼을 때 설사를 시킨 결과 열이 속으로 들어가서 생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대결흉, 소결흉, 한실결흉, 열실결흉, 수결흉, 혈결흉, 음양독결흉, 지결 등으로 나눈다.
대결흉은 누르지 않아도 아프고 가슴에서 배꼽까지 단단하여 손을 댈 수 없게 아프며 대변을 보지 못하고 해질 무렵에 조열이 나는 증상이다.
소결흉은 누르면 아프고 명치끝이 단단해지는 증상이다.
한실결흉은 몸에 열이나 갈증이 없고 가슴속이 몹시 단단하면서 아픈 것으로 열증이 없다.
열실결흉은 명치끝이 그득하고 단단하며 몹시 괴롭고 안달복달하면서 갈증이 나는 증상이다.
수결흉은 가슴과 옆구리에 물이 뭉쳐서 나타나는 것으로 열이 심하게 나지 않고 단지 머리에만 맘이 조금 난다.
혈결흉은 부인이 찬 기운에 상하여 피가 뭉친 것이다.
음양독결흉은 상한에 음독과 양독이 잠복하여 있다가 치밀어서 결흉이 된 것이다.
지결은 상한에 명치끝이 편안치 않고 답답하면서 그득하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은 것이다.
가슴앓이와 위완통의 치료
가슴과 위가 아플 때는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치료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반드시 오래된 병과 갓 생긴 병을 구분해야 한다. 몸에 찬 기운을 받은 데다 찬 음식을 먹어서 생긴 것이 분명하면 반드시 초기에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 발산시키거나 설사시켜야 한다.
둘째, 오래된 울증에는 성질이 따뜻한 약을 쓰지 말라. 울증이 되면 열이 나고 열이 오랫동안 나면 반드시 화가 생긴다. 이때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 발산시키거나 설사시킨다면 화를 도와서 병을 더한다.
셋째, 반드시 한, 열, 혈, 충의 4가지 증을 잘 구분하라. 한랭의 사기가 밖으로부터 들어오면 한사가 몰려 있지만 오래되면 열로 변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열인 것도 있다. 그러므로 한증이면 따뜻하게 하고 열증이면 열을 내리며 혈증이면 헤쳐야 하고 충증이면 충을 죽이면 된다.
넷째, 통증에 기를 보하는 약을 쓰지 말라. 인삼, 백출같이 기를 보하는 약을 쓴다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다섯째, 치료할 때 토하게 할 것인가 설사시킬 것인가를 구분하라. 대체로 통증은 담 때문에 생기므로 토하게 하면 곧 통증이 맺는다.
같은 증상이 나타나도 원인이 다르면 그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가슴에 나타나는 증상은 대체로 가슴이 답답함, 통증, 더부룩함 등의 공통된 증상을 가지고 있지만 원인은 복잡다단하다. 가슴은 중요한 장기들이 물려 있는 곳이기 때문에 원인을 잘못짚어서 치료를 그르치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 가슴에 나타나는 병들은 가슴앓이, 위완통, 비, 결흉 등이 있지만, 모두 복잡한 발생 구조로 되어 있다.
가슴에 생긴 병에서 유의해야 할 점 한 가지는 감정이나 심리적인 문제가 가슴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점이다. 우리말의 가슴은 해부학적 구조를 뜻할 뿐 아니라 마음이라는 의미까지도 담고 있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은 실제로 가슴이 아픈 것뿐 아니라 마음이 아픈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속에 불이 난다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정신 의학에서 독립적인 질병으로 인정받은 화병도 그 신체적인 증상은 주로 가슴에 나타난다.
'동의보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리 및 옆구리 통증 치료 (0) | 2024.02.04 |
---|---|
복통의 종류와 치료 (0) | 2024.01.31 |
감정이 상하면 가슴이 아프다 (0) | 2024.01.28 |
등에 생기는 병 (0) | 2024.01.26 |
목의 증상 (0) | 2024.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