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즘이 나오지 않는 것과는 반대로 자기도 모르게 오줌이 나오는 병도 있는데 이를 유뇨증이라 한다. 유뇨증은 방광이 수축하지 못해 생긴다. 신장과 방광이 다 허하면 방광 안의 기운도 충실하지 못해 방광이 저절로 열리므로 자신도 모르게 오줌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밤에 음기가 성해지면 더 심해진다. 또 하초에 혈이 쌓여 있거나 허로로 속이 상해도 오줌이 절로 나온다. 동의보감에서는 내경을 인용하여 물의 근원은 신장에 있고 그 끝은 폐에 있다고 말한다. 이는 천하의 물이 아래에서 위로 두루 통하므로 하초뿐 아니라 폐가 허해도 오줌이 절로 나오는 것을 뜻한다. 유뇨증 때에는 축천원 등을 처방한다.
임병-오줌이 방울방울 나오는 병
임병은 오줌이 방울방울 떨어지면서 잘 나오지 않으며, 눌 때 통증을 느끼며, 오줌이 나오다가도 곧 막히는 증상을 가리킨다. 임병은 신장이 허하고 방광에 열이 있기 때문에 생긴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임병은 오늘날 특정 성병을 지칭하는 임질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임병으로 다음 여덟 가지를 든다.
노림: 몹시 피곤하여 허손되거나 과도한 성생활로 인해, 또 성생활을 하면서 정액을 내보내지 않아 정액이 아래로 스며내려가 생긴 임병이다. 아랫배가 켕기면서 아프다. 익원고진탕 등이 좋다.
혈림: 오줌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때로 피가 섞여 나오고 아프며 아랫배가 그득하며 켕기는 것이다. 도적산 등이 좋다.
열림: 열이 있으며 붉은 오줌이 시원하게 나오지 못하고 찔끔거리며 나오면서 배꼽 아래가 아픈 것이다. 자신환 등이 좋다.
기림: 오줌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계속 방울방울 떨어지고 아랫배가 불러오르고 그득한 것이다. 팔물탕을 쓴다.
석림: 음경 속이 아프면서 속으로 땅기고 오줌이 잘 나오지 않으며 아랫배가 팽팽하게 불러올라 몹시 아프고 오줌으로 모래나 돌 같은 것이 나오는 것이다. 지각산을 달인 물로 내복단을 먹는다.
고림: 기름 같은 오줌이 나오면서 음경 속이 저리고 아픈 것이다. 녹각상환 등을 쓴다.
사림: 기름이 엉긴 것이므로 쉽게 풀린다. 반면에 석림은 뭉쳐서 덩어리가 된 것이므로 잘 풀리지 않는다. 이신산 등을 쓴다.
냉림: 추워서 떨다가 오줌이 조금씩 자주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냉기와 정기가 싸우다가 냉기가 이기면 추워서 떨다가 임병이 생기고 정기가 이기면 추워서 떨리는 것이 없어지고 오줌을 제대로 누게 된다. 팔미환 등을 쓴다.
상기의 8가지 임병 이외에 동의보감에서는 어린아이에게서 생기는 임병을 특기한다. 이는 아이의 아버지가 먹던 약의 여독이 태아에게 전해져 아이의 명문에 남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이해된다.
오줌이 뿌옇게 되는 증상
오줌이 뿌옇게 되는 증상을 적백탁이라고 한다. 이때는 벌거면서 흐리거나 뿌여면서 위에 기름 같은 것이 뜨고 여러 색깔로 나타난다. 곱(기름)이나 쌀뜨물, 가루풀, 벌건 고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습한 열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오줌이 흐린 것은 여름에 흙이 굳지 않아서 물이 흐린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적백탁의 치료는 습한 것을 마르게 하고 화를 내리면서 정기를 끌어올리는 성반합분환 등을 쓴다.
음경 속이 가렵거나 아픈 증상
아직 성기능이 성숙되지 못한 소년이 성생활을 하거나 성 기능이 쇠약해진 늙은이가 억지로 성생활을 하면서 정액을 내보내려 하면 정액이 나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음경 속이 아프면서 오줌이 잘나오지 않아 결국은 임병이 된다. 정액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것을 다시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이때는 삼령호박탕 등을 처방한다.
고병·백음·포비증·교장증
이상에서 말한 오줌병 이외에도 동의보감에서는 오줌과 관련된 병으로 고병, 백음, 포비증, 교장증 등을 더 든다. 고병이란 아랫배에 열이 몰려서 아프고 오줌에 허연 것이 섞여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열이 속에 몰리면 벌레가 먹는 것처럼 힘살이 늘어져서 생긴다. 벌레가 먹은 것 같기 때문에 이 증상을 고라고 한다. 이때는 육종용환을 처방한다. 백음이란 성기가 쪼그라들고 정액이 절로 나오고 정액과 함께 허옇고 부연 것이 같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성생활에 관한 욕구가 지나치지나 성생활이 지나칠 때 생긴다. 이때는 반령환 등을 처방한다. 포비증은 오줌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멀건 콧물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아랫배와 방광 부위를 누르면 속이 아픈 것이 끓는 물을 퍼붓는 것 같은 증상을 수반한다. 콧물이 잘 나오는 까닭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풍, 한, 습 등의 사기가 코와 연결된 경맥인 족태양경을 해치기 때문이라 한다. 이때는 파극환 등을 처방한다. 교장증은 여자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소변에 대변이 섞여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외상이나 출산 후유증, 혹은 선천적인 이유로 여자의 요도와 항문, 혹은 직장이 통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오령산 등을 처방한다.
술이 물보다 빨리 소변으로 나오는 이유는
동의보감에서는 오줌병에 덧붙여 오줌과 관련된 두 가지 궁금증을 다룬다. 왜 ‘젊은이와 늙은이의 오줌 양에 차이가 있는가?’ 하는 것이 첫 번째 질문이고 ‘왜 술을 마시면 물을 마실 때보다 일찍 오줌을 누게 되는가?’ 하는 것이 두 번째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동의보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마시는 물의 양은 같더라도 젊은이는 오줌이 몹시 적고 늙은이는 양이 많다. 이것은 젊은이는 봄이나 여름의 기운과 같으므로 올라가는 것이 많고 내려가는 것이 적으며, 늙은이는 가을이나 겨울 기운과 같으므로 내려가는 것이 많고 올라가는 것이 적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술을 마시면 음식이 소화되기도 전에 오줌이 나오는 질문에 대해서는 '술은 숙성시킨 곡식으로 만든 액체이므로, 그 기운이 날래고 맑기 때문에 음식보다 나중에 먹어도 음식보다 먼저 나온다'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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