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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얼굴색으로 병을 알아낸다

by health_care 2024. 1. 20.

얼굴 각 부위는 위치에 따라 오행에 배속되며, 그것은 몸 내부의 오장과 상응한다. 그래서 얼굴 다섯 부위와 다섯 가지 색깔의 조합을 파악하여 몸 안의 병을 진찰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 실린 명당도를 보면서 얼굴의 오행 배속과 각 얼굴 부위의 명칭과 기능을 살펴보자, 오행 배속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얼굴을 둥근 판으로 간주하여 왼쪽 부분이 목인 간, 위쪽 부분이 화인 심장, 가운데 부분이 토인 비, 오른쪽 부분이 금인 폐, 아래쪽 부분이 수인 신이 된다. 따라서 이마는 얼굴 윗부위에 있어서 오장 중 심장에 배속되고, 턱은 얼굴의 가장 아랫부분에 있어서 오행 중 신에 배속된다. 코는 얼굴 한가운데에 있어서 오장 중 비에 배속되며, 왼쪽 뺨은 오장 중 간에 배속되고 오른쪽 뺨이 오장 중 폐에 배속된다. 다음으로 양 액각(눈썹 위 각진 곳)을 방광 또는 태양혈이라 한다.

 

얼굴의 중심은 코이다. 코로부터 똑바로 올라가 머리털이 난 곳을 천중이라 하고, 천중 아래를 천정이라 하는데 이는 이마를 말한다. 천정 아래는 사공, 사공 아래 양 눈썹 사이를 인당, 인당 아래 양쪽 눈 사이를 산근이라 한다. 산근의 바로 아래를 비준이라 하는데, 바로 그곳을 명당이라 한다. 비준 아래를 인중이라 하며, 그 아래 부위가 승장이고, 또 그 아래 부위가 지각인 턱이다.

얼굴 부위 중 천중, 천정, 사공, 인당, 방광 부위에 나타나는 빛을 보고 질병의 예후를 판단할 수 있다. 영추에서는 명당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색깔을 보고 병을 판단한다. 명당의 빛이 검푸르면 통증이고, 누렇고 붉으면 열증이고, 희면 한증이다고 한다. 또한 소문에서는 맥을 진찰하면서 동시에 명당 좌우에 있는 혈 자리인 정명을 살펴서 죽고 사는 예후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함으로써 명당 주위의 중요성을 말했다.

 

얼굴색으로 병을 알아낸다.

다섯 가지 색깔은 각기 다섯 장기에 대응한다. 간은 청색, 심장은 붉은색, 비는 노란색, 패는 흰색, 신은 각각 검은색에 대응한다. 난경에는 얼굴에 나타난 색으로 각 병의 계통을 알아내는 방법이 실려 있다. 얼굴이 퍼렇게 되고 성을 잘 낸다면 청색에 상응하는 간 계통에 병이 생긴 것을 의심한다. 얼굴이 빨갛게 되고 잘 웃는다면 적색에 상응하는 장기인 심장 계통에, 얼굴이 누렇고 트림을 잘한다면 황색에 대응하는 비 계통에, 얼굴색이 하얗고 재채기를 자주 한다면 폐 계통에, 얼굴이 시커멓고 무서움을 살 타고 하품을 자주 한다면 신 계통의 병을 의심한다. 얼굴색을 보고 오장 계통의 병을 알아내기도 하지만, 각 경맥의 병을 알아낼 수도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얼굴의 색깔과 경맥의 병을 연결 지은 영추의 이론을 싣는다. 이에 따르면, 얼굴에 기미가 끼고 생기가 없으면 족궐음경맥의 병을 의심하고, 얼굴에 약간의 기미만 끼었을 때는 족소양경맥의 병을 의심하며, 얼굴이 벌겋게 될 때는 수궐음경맥의 병을, 얼굴이 숯처럼 꺼멓게 될 때는 족소음경맥의 병을, 얼굴이 까맣게 되었을 때는 족양명경맥의 병을 의심한다. 얼굴색은 사망의 징조를 읽어내는 주요한 수단도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각 경맥에 병이 들어 죽게 된 징조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태양병으로 죽게 되었을 때는 얼굴빛이 허옇게 되고 구슬땀이 나며, 소음병으로 죽게 되었을 때는 얼굴빛이 검게 되고 잇몸이 드러나면서 때가 끼고, 태음병으로 죽게 되었을 때는 얼굴빛이 까맣게 되고 머리털이 바짝 타오른다.

 

얼굴에 나타나는 질병

얼굴의 병은 주로 오장육부 중 위 계통에 속한다. 그러므로 위에 풍열이 들어오면 얼굴이 붓거나 코에 자줏빛이 나타난다. 또는 여드름, 기미나 두드러기가 듣고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시리게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얼굴에 생기는 병으로 얼굴에 열이 나는 증상, 얼굴이 시린 증상, 얼굴이 양기가 몰린 대양증, 위풍증, 신풍증, 탑시종 등을 싣는다.

 

얼굴에 열이 있는 증상은 위의 열이 위로 훈증하였기 때문이다. , 음식을 무절제하게 먹어 위에 병이 생기고 숨이 가쁘고 정신이 흐리멍덩해지며 열이 몹시 나고 때때로 화기가 올라가 얼굴이 달아오르게 된 것이다. 얼굴에 열이 있을 때는 승마황련탕을 쓴다.

 

얼굴이 시린 증상은 위가 허하기 때문이다. 위에 한습이 있으면 얼굴이 견디지 못하고 시리다. 어떤 늙은 비구니가 얼굴이 시려서 바람을 싫어했는데 어떤 치료를 해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 비구니의 경우는 평상시 차와 과일을 많이 먹어 양명경의 기가 위로 올라와 잘 퍼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 병이 생긴 것이다. 이런 때에는 승마부자탕을 쓴다.

 

대양증이란 화가 치밀어 오르면 얼굴에 양기가 몰려 달아오르나 생기는 없다. 이는 하초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기가 겉에 몰려 생긴 대양증에서는 겉에 있는 열을 없앰으로써 병을 치료한다. 화가 몰리면 표를 풀어야 한다는 내경의 말에 따른 것이다. 대양증에는 통맥사역탕이나 단방으로 총백(파밑동의 하얀 부분)을 쓴다.

 

위풍이란 얼굴이 붓는 것을 말한다. 음식을 먹은 다음 서늘한 바람을 쐴 때 생긴다. 이때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고 몸이 여위며 배가 불러 오르고 바람을 싫어하며 머리에서 땀이 많이 나오고 목이 메어 잘 넘어가지 않는다. 위풍증에는 승마위풍탕이나 서각승마탕 등을 쓴다.

 

신풍증이란 얼굴이 퉁퉁 붓고 눈 아래가 부어서 말하기조차 힘든 증상을 말한다. 이때는 곧바로 침도 놓지 못하며, 그 치료법도 알려지지 않았다.

 

탑시종이란 볼이 붓는 증상을 말한다. 그 원인은 풍열 때문이거나 기름지고 영양분이 많은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서 열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때는 승마황련탕, 승마위풍탕, 형방패독산, 가미소독음 등을 쓴다. , 잇몸, 입술이 다 붓고 피가 나올 때는 청위산을 넣어서 쓰는 것도 좋다. 집에서 간단히 처치하는 방법도 있다. 붉은팥을 가루 내어 달걀 흰자위에 개어 붙이거나 식초에 개어 붙인다. 또는 석회를 뜨겁게 볶아 땅속에 묻었다 꺼내기를 일곱 번 하여 쓴다. 이를 식초에 개어 바르면 곧 낫는다.

 

여드름, 기미 제거법

동의보감에서는 얼굴에 생기는 잡병으로 여드름, 화장독으로 생기는 기미, 뾰루지, 땀띠, 주사비, 폐풍창 등을 언급하면서 각각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풍사가 피부에 들어오고 장부에 담이 몰려 있으면 얼굴에 기미가 생긴다. 풍의 습기와 열기가 부딪치면 부스럼이 생기며 벌겋게 되거나 붓는다. 이런 데는 승마위풍탕을 가감하여 쓴다. 열독으로 생긴 각종 창절, 주사비, 땀띠에는 백련산, 유황고, 백부자 산, 청상방풍탕 등을 쓴다. 또한 일체 여드름과 분독으로 생긴 뾰루지, 주근깨, 기미, 검은사마귀에는 옥용산, 연교산, 홍옥산, 옥용서시산, 황제도용금 면방, 옥용고 등을 쓴다. 얼굴에 생긴 흠집을 없애는 데에는 옷좀, 백석지, 응분, 백부자, 백강잠 등의 약을 가루 내어 돼지기름에 개어서 매일 밤 흠집에 발랐다가 이튿날 아침에 씻어버린다. 만일 맞아서 머리나 얼굴이 퍼렇게 멍이 든 데는 양고기나 쇠고기, 돼지고기를 구워서 붙이면 곧 낫는다.

 

피부 마사지

약물 처방과 함께 동의보감은 피부를 곱게 하는 마사지법을 소개한다. 손바닥을 뜨겁게 되도록 비벼 이마를 자주 문지르는 방법으로 이를 수천정이라 한다. 머리털이 난 경계까지 일이십 회 문지르면, 얼굴에 윤기가 돌게 된다. 손을 늘 얼굴에 대고 있어야 한다는 옛말도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