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서는 폐가 모든 소리를 주관하고, 간이 소리를 외치게 하고, 심장이 소리를 말이 되게 하고, 비장이 소리를 노래가 되게 하고, 신이 소리를 신음소리가 되게 하고 폐 자체가 소리를 울음소리가 되게 한다고 한다. 이 다섯 경우 가운데 폐가 소리의 가장 기본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소리가 오장과 모두 관련되지만, 특히 폐가 소리를 주관한다고 한다.
헛소리를 하는 것도 병이다
헛소리란 말을 함부로 하거나 두서없이 하는 것을 말한다. 또 평소 자신이 하던 일을 혼자서 말하거나, 눈을 뜨고 있으면서 남이 보지 못한 상황을 말하거나, 잠꼬대하거나 신음소리를 계속 내거나, 심지어는 미친 소리를 하가나 욕을 퍼붓는 것 등이 모두 헛소리에 속한다.
이러한 증상은 모두 위의 열이 심장을 눌러서 생긴 것이다. 또 차가운 기운으로 몸이 상했을 때도 헛소리하게 되는데, 이것은 외부에서 침범한 사기가 처음에 피부를 침범하였다가 다음에는 폐로 가기 때문이다. 폐는 소리를 주관하는 기관이며, 그 소리를 심장이 받아 말이 되게 하므로 사기가 폐를 침범하면 헛소리를 하게 된다.
말이 안 나오는 증상
말을 못하게 되는 증상은 다양하다. 혀가 뻣뻣해지거나 늘어지거나 마비되어 말을 할 수 없게 되고. 정신이 없거나 이를 앙다물어도 말을 못 하게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는 증상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핀다. 즉, 벙어리가 되어 말을 하지 못하는 것, 담이 막히거나 망혈로 말이 안 나오는 것, 크게 놀라서 말을 못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왜 말이 막혀 안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대체로 혀와 연결된 경맥에 담이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혀와 연결된 경맥에 이상이 있을 때, 즉 그 경맥이 허하거나, 그곳의 혈이 유실되거나 그곳에 뜨거운 풍 기운이 침범할 때 실어증이 생긴다.
몹시 놀라서 말을 못 하게 되는 것도 담의 소행으로 설명된다. 즉 동의보감에서는 놀란 기운이 심장에 들어가면 나쁜 피와 오래 된 담이 심장의 구멍을 막기 때문에 놀랐을 때 말문이 막힌다고 본다.
말을 못 하게 된 때에는 그것이 담에 의한 것인지, 풍에 의한 것인지, 정신이 불안정해서 그런 것인지, 기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그 원인을 잘 살펴 증상을 파악해야 한다.
말소리가 똑똑하지 않은 경우
말이 중복되고 말소리가 똑똑하지 않은 것을 정(鄭)이라 한다. 이는 마치 정나라와 위나라의 사투리 발음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중병을 앓고 난 후에 이런 증상이 생기면 몸 안의 정기가 빠져서 그렇다.
말소리가 약한 경우
전중은 기가 모이는 곳이다. 이곳이 약하면 기력이 부족하여 말을 잘할 수가 없게 된다. 기가 허약해지면 맥이 약해지고 말하기를 싫어하게 된다.
큰 소리로 욕하는 경우
미친 병은 아니지만, 손발톱이 퍼렇고 큰 소리로 욕설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는 간이나 쓸개의 기운이 약해지거나 끊어져서 그렇다. 힘줄이 끊어졌을 때도 이러한 증상이 생기게 된다.
웃음이 그치지 않는 경우
심장은 신을 간직하는데, 이 신이 족하면 계속 웃고 부족하면 슬퍼한다. 기뻐하는 것과 웃는 것은 모두 심화에 속하며 심장에서 나오는 소리가 웃음이 된다. 그러므로 병으로 웃는 것은 심화가 성한 것이다. 심의 병이 있을 때에는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얼굴이 벌겋고 입이 마르고 웃기 잘하는 것이다. 기쁨이 극에 달해 웃음이 나오는 것은 무엇인가? 심하게 탈 때 소리가 나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계속 웃음이 그치지 않을 때는 소금 덩어리를 불에 구운 후 가루를 내어 강물에 타서 달여 먹인 다음 목구멍을 자극하여 가래를 몇 대접 뱉어내게 한 후에 황련해독탕을 복용시키는 것이 한 방법이다.
노래하는 경우
비에서 나오는 소리가 노래가 되는데,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비의 본성이다. 따라서 족양명의 경맥에 병이 심하면 높은 곳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른다. 전광이나 헛것에 씌었을 때에도 노래를 부르거나 운다.
신음소리를 내는 경우
신음은 신(콩팥)에서 나온다. 이는 피곤이 몰려서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음소리는 아파하는 소리이다.
하품은 왜 생기는가
하품은 신(콩팥)에서 나온다. 신에 병이 생기면 얼굴빛이 검게 되고 잘 무서워하고 자주 하품한다. 또 신에 병이 생겼거나 학질 초지에도 하품을 자주 하며, 기가 허할 때에도 하품을 한다.
재채기
태양경(맥의 명칭)의 기운, 즉 양기가 고르게 잘 돌아 심장에 가득 차서 코로 나오면 재채기가 나온다. 재채기는 콧속이 가려운 탓으로 기가 빠지면서 나는 소리이다.
한숨은 왜 쉬는가
근심하면 심계(심장과 기타 장기가 서로 연계)가 불편하고 심계가 불편하면 후두가 수축한다. 후두가 수축되면 숨결이 순조롭지 못하기 때문에 한숨을 쉬게 된다. 또한 쓸개에 병이 들면 한숨을 잘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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